1. 감상 포인트
가장 인상 깊은 포인트는 이 영화가 ‘재난’을 배경으로 삼되, 그 본질은 ‘인간’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정우가 연기한 정수는 터널 안에 갇히면서 고립된 극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그가 직면한 위기는 단지 생존의 문제가 아니다. 점점 끊겨가는 물과 식량, 죽어가는 핸드폰 배터리, 답이 없는 외부와의 소통은, 오늘날 현대인이 겪는 심리적 고립과 불안의 메타포처럼 느껴진다. 특히 ‘개 한 마리’와의 동거는 상징적으로도 흥미롭다. 정수는 처음에는 그 개에게 음식을 나눠주지 않으려 하지만, 결국 생존 조건이 아닌 ‘연대의 감정’으로 생명을 나누기 시작한다. 이 장면은 인간이 가진 본성, 즉 함께 버티는 존재로서의 의미를 되짚는다. 영화 속 구조 작업은 끊임없이 지연된다. 안전 규정, 정치적 계산, 미디어의 관심도에 따라 구조 방향이 오락가락하고, 터널 붕괴의 원인 제공자인 건설사와 정부 기관은 서로 책임을 회피한다. 이 구조 속에서 정수는 단지 '한 명의 국민'일 뿐이다. 이러한 전개는 단순한 정부 비판이 아니다. 실제 현실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늦는가?”를 자주 묻는다. ‘터널’은 그 늦어짐의 복합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관료주의적 시스템, 무력한 대처 매뉴얼, 보여주기식 브리핑,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금세 관심이 식는 대중의 반응까지도 영화는 놓치지 않는다. 또한 터널 구조를 중단하자는 결정이 내려졌을 때, 이를 막기 위해 아내 세현(배두나)이 절규하는 장면은 영화의 감정적 클라이맥스다. 가족을 잃어가는 이의 처절한 절박함과, 체계로부터 느껴지는 무기력한 저항이 극단적으로 대조된다. 이 영화가 특별히 잘 만든 작품인 이유 중 하나는, ‘답답하고 한정된 공간’이라는 제약 속에서도 시청자의 감정을 단단히 붙잡아두기 때문이다. 터널 내부의 변화는 크지 않지만, 정수의 얼굴 표정, 말투, 행동, 숨소리 하나하나에 따라 관객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먹먹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정우는 특유의 생활 연기를 통해 정수를 '우리 옆에 있는 평범한 사람'으로 그려냈다. 그의 반응 하나하나가 현실적이고 솔직해서, 터널 속이지만 오히려 ‘진짜 밖보다 현실 같은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가끔은 유쾌하게, 가끔은 절망적으로 변화하는 감정의 흐름은 이 영화가 지루하지 않도록 만들어준다. ‘터널’은 단지 터널에 갇힌 한 사람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곧 우리 자신이며, 사회의 민낯이고, 구조 시스템의 모순을 경험하는 시민이다. 영화가 끝난 뒤, 우리는 묻게 된다. “만약 내가 정수였다면?”, “우리 사회는 과연 한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얼마나 진심일까?” 결국 이 영화가 말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기억하라'는 것이다. 사고가 나고, 구조가 지연되고, 언론이 떠들다가,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그 반복의 역사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웠는가? ‘터널’은 재난이 아닌 사람을 이야기하는 영화이며, 우리가 진짜로 살아있다는 것은, 서로를 잊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는 깊은 메시지를 남긴다.
2. 영화 <터널> 줄거리
하정우 배우가 연기한 정수는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평범한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다. 터널 붕괴 사고로 인해 극한의 생존 상황에 처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으려 노력한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그의 태도는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배두나 배우가 연기한 세현은 정수의 아내로, 남편이 갇힌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구조대를 독려하며 그의 생환을 믿고 기다린다. 남편을 구하기 위해 직접 목소리를 내고, 구조 작업이 늦어지는 것에 분노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오달수 배우가 연기한 대경은 구조 작업을 총괄하는 구조대장으로, 정수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예산, 정치적 압박, 국민들의 관심 저하) 속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딜레마에 빠진다. 그는 구조대원으로서의 사명감과 현실적인 문제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인간적인 신념을 지키려 한다. 그 외 국토부 장관 및 언론인들은 영화 속에서 정부와 언론은 구조 작업에 대한 관심을 보이다가 점차 시들해진다. 정부는 예산 문제로 인해 구조 작업을 중단하려 하고, 언론은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면 관심을 돌려버린다. 이러한 모습은 현실 사회의 무관심과 책임 회피를 비판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정수대교 근처의 한 터널. 자동차 영업사원인 이정수(하정우)는 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케이크를 들고 차를 운전하던 중, 갑작스럽게 터널이 붕괴되는 사고를 겪는다. 순식간에 차량과 함께 콘크리트 잔해에 갇힌 그는 휴대전화, 두 병의 생수, 그리고 생일 케이크만을 가지고 극한의 생존 상황에 놓이게 된다. 터널 붕괴 사고는 곧 언론을 통해 전국적으로 보도되며, 정부와 구조대가 즉각적인 구조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터널 붕괴 사고 현장은 위험천만한 상황이고, 복구 작업은 예상보다 훨씬 더딘 속도로 진행된다. 정수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휴대전화로 아내 세현(배두나)과 구조대장 대경(오달수)과 소통하며 희망을 버리지 않고 버텨나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극심한 갈증과 배고픔, 그리고 터널 내 환경 악화로 인해 생존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한편, 밖에서는 구조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정부와 언론, 국민들의 관심이 점점 식어간다. 예산 문제와 정치적 이유로 인해 구조 작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수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으려 노력하고, 구조대 역시 최선을 다한다. 결국, 35일이 지난 후 구조대는 정수를 발견하고 극적으로 그를 구조해 낸다. 정수는 가까스로 생존했지만, 그의 고통과 과정은 단순한 재난 영화 이상의 메시지를 남긴다.
3. 관객 반응 및 총평
터널은 개봉 당시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얻으며 호평을 받았다. 영화는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들이 주목을 받았다. 터널 붕괴라는 재난 상황을 극적으로 과장하지 않고 사실적은 묘사로 현실적으로 그려내 관객들에게 더욱 강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영화의 대부분을 혼자서 이끌어가는 하정우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터널 속에서 혼자 버티는 그의 감정 변화가 매우 섬세하게 표현되었다. 영화는 단순히 생존기가 아니라, 재난이 발생했을 때 정부와 언론, 국민들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구조 작업이 길어질수록 점점 관심이 줄어드는 현실을 보여주며, 우리 사회가 재난에 얼마나 무책임했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았다. 정수가 살아남고 구조되는 장면은 감동적이면서도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이는 단순한 해피엔딩이 아니라, 우리가 재난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이었다. 영화 터널은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닌, 현대 사회에서 재난이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현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재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 개인의 사투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정부, 언론, 구조대, 그리고 가족들의 반응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특히 구조 작업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정치적 문제와 국민들의 무관심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뛰어나며, 하정우의 1인 연기가 특히 빛을 발한다. 배두나와 오달수 역시 각자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영화는 긴장감과 감동을 적절히 조합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마지막 장면에서 정수가 구조되는 순간은 단순한 감동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렬한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터널은 단순한 재난 블록버스터를 넘어선, 현실적이고 의미 있는 작품이다. 극적인 장면에 의존하기보다 인간의 생존 본능과 사회적 문제를 조화롭게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현실적이면서도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이 영화는, 재난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