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클로즈(Close)』는 전쟁터 출신의 여성 보디가드가 10대 상속녀를 보호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단순한 액션 스릴러의 공식을 넘어서는 감정적 깊이와 현실 기반의 서사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실제 세계 최정상급 여성 보디가드로 알려진 자키 데이비스(Jacquie Davis)의 삶을 모티브로 삼았고, 그녀의 삶을 통해 ‘강한 여성’이라는 개념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기존 액션 영화에서 여성 주인공은 보통 감정적인 인물, 혹은 복수심에 불타는 전형적 캐릭터로 소비되기 쉽다. 하지만 『클로즈』는 주인공 샘(누미 라파스)을 통해 감정을 억누른 채 살아가야만 했던 여성, 그리고 보호라는 역할 안에서도 감정과 책임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현실적인 인물로 그려낸다. 이 작품은 총격, 탈출, 배신, 정치적 음모 등 스릴러 장르의 기본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중심에는 ‘보호자와 피보호자 사이의 관계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그래서 단순히 “여성 액션 영화”가 아닌, “감정을 기반으로 한 생존 드라마”로 평가받는다.
1. 영화 클로즈 줄거리
전직 군인이자 세계 정상급 보디가드인 샘 칼슨(누미 라파스 분)은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고위 인물들의 경호 임무를 수행해 온 인물이다. 그녀는 감정을 배제하고 오직 임무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전문가’다. 감정적으로 냉철하고 타인과 거리감을 두는 샘은, 한 마디 대화 없이도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어느 날 샘은 모로코에서 광산 재벌의 외동딸 조이 해먼드(소피 넬리스 분)의 단기 경호 임무를 맡게 된다. 조이는 갑작스러운 부친의 사망으로 인해 막대한 유산과 기업의 지분을 물려받은 17살의 상속녀다. 어린 나이에 무거운 자산을 상속받은 조이는 언론과 가족, 기업 내의 이해관계자들의 시선 속에서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다. 게다가 그녀의 계모이자 현재 CEO인 리마 해먼드(인디라 바르마 분)는 조이를 경계하며 통제하려고 한다. 샘은 조이의 경호 임무를 빠르게 마무리하고 돌아가려 했지만, 모로코 외곽의 호화 저택에서 사건이 벌어진다. 밤중에 정체불명의 무장 조직이 저택을 급습하고, 경호원들은 차례로 사망한다. 조이는 납치될 위기에 처하고, 샘은 놀라운 기지와 전투력을 발휘해 그녀를 구출한다. 탈출 도중 차량까지 공격을 받아 더는 안전한 경로도, 안전한 동료도 없는 상황이 된다. 샘과 조이는 자신들을 보호해줄 조직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경찰은 믿을 수 없고, 회사 또한 조이를 지키기보단 사건을 덮는 데 급급하다. 샘은 상황의 배후에 조이의 유산을 둘러싼 기업 내부의 권력 암투가 있음을 직감한다. 다시 말해, 이 습격은 단순한 테러가 아닌, 내부자 혹은 가족이 연루된 ‘의도된 제거 작전’ 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이는 샘과 함께 낯선 도시를 떠돌며 신분을 숨기고 도피 생활을 시작한다. 처음엔 샘을 불신하고 반항하던 조이였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녀의 결단력과 실력에 경외심을 느끼고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샘은 조이의 보호자이지만, 조이의 정신적 성장을 돕는 또 하나의 스승이 되어간다. 두 사람은 여러 번의 위기를 함께 넘기며 관계가 변화한다. 샘은 처음에는 오직 임무로만 받아들였던 조이를 점점 가족 같은 존재로 인식하게 되고, 조이 역시 냉철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내면을 지닌 샘에게 신뢰를 보낸다. 그 과정에서 조이는 샘이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 인해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위협은 계속되고, 두 사람은 모로코의 경찰에게 체포되지만 가까스로 탈출한다. 도망 끝에 샘은 기업 내부의 배신자를 찾아내고, 조이의 생명을 위협했던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게 된다. 조이는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지분과 위치가 얼마나 거대한 정치·경제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깨닫는다. 영화 후반, 조이는 언론 앞에 직접 나서 자신이 회사를 이끌 의지를 밝히고, 더 이상 타인의 보호 아래 머물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샘은 조이가 더 이상 자신에게 보호받을 대상이 아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조용히 그녀의 곁을 떠난다. 마지막 장면에서 샘은 전쟁터에서처럼 싸우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이번 임무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되새긴다. 단순히 사람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서, 한 사람의 삶에 진짜 의미 있는 변화를 주었다는 깨달음. 조이는 그녀를 통해 강함이란 무엇인지 배웠고, 샘은 조이를 통해 인간다움을 되찾았다. 『클로즈』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여성이 여성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진짜 변화와 성장, 신뢰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총격과 액션 속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샘과 조이가 서로를 바라보며 무언의 위로를 주고받는 순간이다.
2. 흥행 요소 4가지
영화 『클로즈(Close)』 가 관객들 뿐만 아니라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흥행할 수 있었던 4가지 요소를 이야기해 보겠다. 첫 번째 요소로는 신존 인물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이다. 이 영화를 이끌어간 영화 속 샘은 허구의 캐릭터가 아니다. 실제로 자키 데이비스는 영국 최초의 여성 보디가드로, 영화배우, 정치인, 왕족, 그리고 폭력 피해 여성들까지 수많은 이들을 직접 경호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녀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영화가 제작되었기에, 장면마다 현실성과 설득력이 살아 있다. 두 번째 요소로는 영화 『클로즈』 주연 배우 ‘누미 라파스’ 의 혼신의 연기와 액션이다. 누미 라파스는 『밀레니엄』 시리즈 이후 다시 한 번 ‘강한 여성’의 대명사로 귀환했다. 그녀는 대부분의 액션 장면을 스턴트 없이 직접 소화하며, 육체적 강인함을 넘어서 샘의 트라우마, 고립, 분노, 연민까지 폭넓게 표현한다. 한 마디 대사 없이 진행되는 감정 연기가 유독 인상적이다. 세 번째 요소는 다른 영화와는 다른 여성 중심 서사와 액션 장르의 재해석에 있다. 『클로즈』는 단순히 "여자가 싸운다"가 아니다. 이 영화는 “여성의 방식으로 생존하고, 여성의 언어로 관계를 맺고, 여성의 시선으로 힘을 정의한다.” 샘과 조이의 관계는 모성과 보호가 아닌, 성장을 지지하고 책임을 나누는 유대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요소로는 국가가 위기에 무너지는 시스템 속, 인간이 주는 신뢰를 보여 주었다. 국가도, 기업도, 가족도 조이를 지켜주지 못했을 때, 냉정하고 차가워 보였던 샘만이 진심으로 조이를 위해 싸웠다. 샘이 조이에게 준 것은 총알보다 더 단단한 자기 확신이었다. 이 점에서 『클로즈』는 개인 대 시스템의 충돌이라는 사회적 메시지도 품고 있다.
3. 감상평
『클로즈』는 표면적으로는 여성 보디가드의 활약을 다룬 액션 영화지만, 그 이면에는 ‘보호자의 책임과 피보호자의 성장’ 이라는 감정적 테마가 진하게 깔려 있다. 샘은 절대 감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그녀의 선택은 매 순간 조이를 인간으로 존중하는 쪽에 맞춰진다. 그리고 조이도 더 이상 누군가에게 휘둘리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이름으로 위험을 인식하고, 스스로 싸우고, 선택하는 여성으로 성장해간다. 영화 속에서 총격보다 더 무서운 건 불신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자신을 배신하는 상황에서, 한 사람만이라도 진심을 다해 지켜줄 때 진정한 신뢰가 탄생한다는 메시지는 오늘날 모든 인간 관계에 적용될 수 있는 깊은 울림을 준다. 넷플릭스 영화 『클로즈』는 전형성을 깨고 감정이 있는 액션, 유대가 있는 스릴러를 만들어냈다. 누미 라파스는 고통과 냉정 속에서 살아온 샘을 연기하며, 한 여성의 생존과 책임, 변화의 여정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영화는 폭발과 스턴트로 치장하지 않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조이와 샘이 나누는 침묵의 포옹은 그 어떤 액션보다 더 강렬하다. 『클로즈』는 말한다. “당신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지켜준 적이 있는가?” “그리고 누군가가 당신을 그렇게 지켜준 적이 있는가?” 이 영화는 그 대답을 액션이 아닌 감정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이 영화는 잊히지 않는다.